챕터닥CHAPTERDOC
← 칼럼 목록
마케팅 운영2026년 10월 7일·7분 읽기

병원 DB 마케팅, 건당 수수료부터 알선을 사주한 쪽이 됩니다

상담 신청자 명단을 건당 단가로 사면 왜 알선이 되는지, 정액 과금과의 차이와 계약서에서 지울 문장을 정리했습니다

한

한결

병원 브랜딩 마케터

이 글의 순서 7
  1. 1제안서에 적힌 구조를 먼저 그려봅니다
  2. 2정액 과금과 건당 수수료는 법이 보는 자리가 다릅니다
  3. 3병원명이 없는 랜딩은 광고 주체가 사라진 광고입니다
  4. 4넘겨받는 명단에는 동의가 따라오지 않습니다
  5. 5계약서에서 지울 문장, 남길 문장
  6. 6치과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7. 7정리

상담 중에 치과 원장님이 휴대폰을 내밀며 물었습니다. "상담 신청자 명단을 건당 단가로 넘겨준다는 제안이 왔습니다. 이거 받아도 됩니까?" 화면에는 병원 이름이 한 글자도 없는 최저가 임플란트 랜딩 페이지가 떠 있었습니다. 이름과 연락처, 희망 지역을 적는 칸 세 개, 그리고 상담 신청 버튼 하나. 그 명단이 어느 병원으로 가는지는 신청하는 환자도 모르고, 사실 원장님도 모릅니다.

최근 지상파 뉴스가 불법 치과 DB 광고를 다루면서 이 구조가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치과계에서는 이를 불법 유인과 알선, 그리고 개인정보 매매로 보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보건당국도 실태를 들여다보는 중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병원 DB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들어오는 제안서를 원장님이 직접 읽고 판단할 수 있도록, 어디서부터 선을 넘는지만 짚겠습니다.

⚠️ 이 글은 실무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인 정리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제안서에 적힌 구조를 먼저 그려봅니다

구조는 단순합니다. 대행사가 병원명 없는 랜딩 페이지를 만들고 검색광고와 소셜 광고로 트래픽을 보냅니다. 환자는 가격이 궁금해서 이름과 번호를 남깁니다. 그 명단이 대행사 서버에 쌓이고, 대행사는 지역별로 묶어서 여러 병원에 건당 단가로 판매합니다. 원장님 쪽에서는 콜센터 직원이 받은 번호로 전화를 걸어 내원을 유도하고, 월말에 받은 건수를 곱해 정산합니다.

여기서 원장님이 사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보셔야 합니다. 지면도 아니고 노출도 아니고, 전화를 받을 사람 한 명입니다. 같은 명단이 옆 건물 치과에도 팔렸을 수 있고, 환자는 세 군데서 전화를 받습니다. 성과가 좋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상담 의향이 이미 확인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법적으로 가장 위험한 지점입니다.

정액 과금과 건당 수수료는 법이 보는 자리가 다릅니다

의료법 제27조 제3항은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하거나 알선, 유인하는 행위와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핵심 단어는 사주입니다. 원장님이 직접 환자를 끌어온 것이 아니어도, 그 일을 하도록 시키고 대가를 지급했다면 사주한 쪽에 서게 됩니다.

판단의 갈림길은 돈이 무엇에 연동되는지입니다.

과금 방식돈이 지불되는 대상판단할 지점
노출 단가, 클릭 단가, 월 정액매체 지면과 제작 운영 업무광고 대행으로 설명되는 구간
상담 신청 건당 단가환자 한 명의 연락처대가가 환자 수에 직접 연동됨
내원 건당, 계약 건당, 매출 비율실제로 온 환자와 결제 금액알선 대가로 읽힐 위험이 가장 큼

위쪽 칸은 대행 용역으로 설명할 여지가 있습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설명이 어려워집니다. 환자가 한 명 늘면 수수료가 한 건 늘어나는 계약은, 그 수수료가 환자를 데려온 대가라는 뜻을 계약서 스스로 적어둔 셈이 됩니다. 매출 비율로 정산하는 구조는 여기에 경영 간섭 문제까지 겹칩니다. 이 부분은 병원 MSO 계약에서 경영지원과 사무장병원을 가르는 선에서 따로 다뤘으니 수익 연동 조항이 들어간 제안을 받으셨다면 함께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현장에서 자주 듣는 반론이 있습니다. "성과형 광고는 다 그렇게 하지 않습니까." 다른 업종에서는 맞습니다. 다만 의료는 환자 유인 자체를 따로 규제하는 영역이라 같은 과금 방식이 다른 결과를 낳습니다. 환자에게 금품이나 할인을 주는 유인이 왜 따로 걸리는지는 병원 판촉물, 환자에게 줘도 되는 선에서 정리해두었습니다.

병원명이 없는 랜딩은 광고 주체가 사라진 광고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광고 그 자체입니다. 의료법은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이 아닌 자가 의료에 관한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병원명도 원장님 이름도 없이 시술명과 가격만 띄운 페이지는, 누가 광고 주체인지 알 수 없는 상태로 의료광고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대행사가 만들었다고 해서 대행사가 주체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명단을 사서 쓰는 순간 원장님 병원의 광고로 귀속될 가능성을 안고 가게 됩니다.

여기에 사전심의 문제가 붙습니다. 매체와 형태에 따라 심의 대상 여부가 갈리는데, 병원명 없는 페이지는 애초에 심의를 받을 주체가 특정되지 않습니다. 거기에 최저가, 전국 최저 같은 표현과 가격 할인 문구까지 들어가면 심의에서 걸리는 항목이 한 번에 여러 개 생깁니다. 심의 절차와 유효기간은 우리 병원 광고, 심의 받아야 하나요에, 임플란트 가격과 전후 사진이 걸리는 자리는 치과 광고 심의는 왜 치협에서 받을까에 정리해두었습니다.

판단 질문은 하나로 줄여도 됩니다. 이 페이지에 우리 병원 이름을 당당히 올릴 수 있는가. 올릴 수 없는 이유가 있다면, 그 이유가 바로 걸릴 이유입니다.

넘겨받는 명단에는 동의가 따라오지 않습니다

세 번째는 개인정보입니다. 환자는 어떤 페이지에 번호를 남겼지만, 그 번호가 원장님 병원으로 간다는 사실에 동의한 적이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때는 제공받는 자를 알리고 동의를 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제공받는 병원이 특정되지 않은 동의 문구 하나로 수십 곳에 넘기는 구조라면, 그 동의가 유효하다고 보기 어려운 쪽에 가깝습니다.

원장님 입장에서 실무적으로 확인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1. 신청 화면에 실제로 떠 있던 동의 문구의 사본. 말로 설명받지 말고 화면 캡처와 문구 전문을 받으십시오.
  2. 그 문구에 우리 병원이 제공받는 자로 들어가 있는지. 들어가 있지 않다면 받는 순간부터 정리가 어렵습니다.
  3. 대행사가 처리를 위탁받은 쪽인지, 자기 이름으로 모아서 파는 쪽인지. 위탁과 제공은 요구되는 절차가 다릅니다.

여기서부터는 사안별 판단이 필요하니 구체적인 적용은 개인정보 보호 담당 기관의 안내와 법률 자문으로 확인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다만 받은 명단으로 전화를 거는 주체는 우리 직원이고, 환자가 "내 번호를 어디서 받았느냐"고 물었을 때 대답해야 하는 사람도 원장님입니다. 환자 문의를 받는 창구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는 아무리 마케팅 잘해도 CS가 안 되면 전환은 0이다에서 다뤘습니다.

계약서에서 지울 문장, 남길 문장

제안서를 받으셨다면 문장 단위로 보시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아래 표현이 보이면 그 조항부터 들어내고 시작하십시오.

  • 상담 신청 1건당, 내원 1인당, 계약 1건당 지급
  • 환자 유치, 환자 소개, 송출 환자라는 표현
  • 미내원 건은 환불 또는 다음 달 건수로 보전
  • 월 매출의 일정 비율로 정산
  • DB 단가, DB 구매, DB 공급이라는 용어 자체

반대로 남겨야 하는 문장은 이런 것들입니다.

  • 업무 범위를 제작과 운영, 매체 집행으로 특정하고 월 정액으로 정산
  • 광고 주체를 우리 병원으로 표기하고 모든 소재에 병원명을 넣을 의무
  • 심의가 필요한 소재는 집행 전에 병원 확인을 받는다는 조항
  • 개인정보 처리에서 대행사의 역할을 위탁으로 명시하고 재제공 금지
  • 환자가 받은 동의 문구 원문과 수집 경로 자료를 병원에 제공할 의무
  • 분쟁이나 행정조사 시 자료 제출에 협력한다는 조항

이 정리가 익숙하지 않다면 대행사에 전화를 걸기 전에 원장님이 먼저 정해야 할 것들을 묶은 병원 마케팅, 대행사에 전화하기 전에를 먼저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과금 구조를 먼저 정해두면 제안서를 읽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치과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같은 제안서가 과를 바꿔 돌아다닙니다. 피부과에는 리프팅과 제모 체험가 랜딩, 안과에는 시력교정 수술 비용 상담, 한의원에는 다이어트 한약 상담 신청으로 들어옵니다. 표지만 다르고 뼈대는 같습니다. 병원명 없는 페이지, 신청자 명단, 건당 정산. 그래서 병원 DB 마케팅 제안은 과목을 불문하고 같은 세 가지 질문으로 걸러집니다. 돈이 무엇에 연동되는가, 광고 주체가 누구로 적혀 있는가, 환자가 우리 병원 이름을 보고 동의했는가.

주의할 점은 이름이 계속 바뀐다는 것입니다. 성과형 광고, 리드 제너레이션, 퍼포먼스 마케팅, 상담 솔루션처럼 포장을 바꿔도 정산서에 건수가 적혀 있으면 같은 구조입니다. 용어가 아니라 정산 단위를 보십시오.

정리

병원 DB 마케팅에서 선이 갈리는 자리는 세 군데입니다. 첫째 과금 단위가 노출이나 월 정액이 아니라 환자 건수에 연동되는 순간, 그 수수료는 환자를 데려온 대가로 읽힙니다. 둘째 병원명 없는 랜딩은 광고 주체가 없는 의료광고이고, 명단을 사서 쓰면 그 광고의 책임이 병원 쪽으로 옮겨옵니다. 셋째 넘겨받은 번호에는 우리 병원을 특정한 동의가 따라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주라는 단어가 뜻하는 것은 직접 하지 않았어도 시키고 값을 치렀다면 같은 자리에 선다는 것입니다.

실무 조언은 하나로 줄이겠습니다. 이번 달 광고비 정산서를 꺼내서 단가 칸만 보십시오. 거기 적힌 단위가 건수라면, 그 계약은 금액을 깎을 대상이 아니라 구조를 바꿀 대상입니다. 대행사에 "월 정액으로 바꾸고 모든 소재에 우리 병원명을 넣어달라"고 요청해보면 상대가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한 번에 드러납니다. 그 요청을 거절하는 업체라면 파는 것이 광고가 아니라 환자였다는 뜻입니다. 애매한 대목은 관할 보건소나 의료광고심의 담당 기관에 사전에 문의하고, 계약 문구는 서명 전에 법률 자문을 한 번 거치시기 바랍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