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개원 계약서, 동업이 끝나는 날 병원 이름은 누구 것인가
공동개원 계약서에 병원 이름, 네이버 플레이스와 리뷰, 대표번호, 도메인, 상표가 누구 것인지 적는 방법
한결
병원 브랜딩 마케터

이 글의 순서 6
개원 3년차 원장님 두 분이 같이 오셨습니다. 한 분은 나가기로 했고, 한 분은 남기로 했습니다. 지분 정산은 세무사와 거의 정리가 됐는데 마지막에 막힌 자리가 엉뚱했습니다. 나가는 원장님이 먼저 물었습니다. "병원 이름, 제가 새로 여는 곳에 써도 되죠?" 남는 원장님이 바로 받았습니다. "그 이름은 제가 지었는데요."
그날 두 분이 꺼낸 공동개원 계약서에는 출자 비율, 급여, 손익 배분, 탈퇴 시 정산 방법까지 꼼꼼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병원 이름, 네이버 플레이스와 리뷰, 대표번호, 홈페이지 도메인,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계정, 상표. 이 여섯 줄은 한 줄도 없었습니다.
⚠️ 이 글은 실무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인 정리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지분 정산과 세금은 이 글의 범위가 아닙니다. 그쪽은 세무사와 변호사가 맡는 영역이고, 오늘은 계약서에서 거의 항상 비어 있는 칸, 브랜드 자산이 누구에게 남는지만 문장 단위로 보겠습니다.
병원 이름은 하나가 아니라 여섯 군데에 흩어져 있습니다
원장님이 "우리 병원 이름"이라고 부르는 그것은 실무에서는 한 덩어리가 아닙니다. 사업자등록증의 상호, 보건소에 신고한 의료기관 명칭, 간판에 올린 글자, 네이버 플레이스의 업체명, 홈페이지 도메인, 지식재산처(구 특허청)에 출원한 상표. 이것들은 각각 다른 창구에 다른 명의로 등록되어 있고, 하나를 쥐었다고 나머지가 따라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계약서에는 "이름"이라고 쓰면 안 되고 어디에 걸린 이름인지 열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입니다.
본 의원의 명칭과 이를 포함한 표장, 로고, 홈페이지 도메인, 네이버 플레이스를 포함한 각종 온라인 채널의 계정과 그 게시물에 대한 사용 권한은 잔존 원장에게 귀속한다.
한 줄이지만 이 줄이 있으면 나중에 다툴 것이 절반으로 줍니다. 이름 자체를 어떻게 지었고 어디까지 보호받을 수 있는지는 병원 로고 상표등록이 거절되는 이유를 정리한 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지역명과 진료과목만으로 지은 이름은 애초에 독점이 어렵다는 점을 먼저 아셔야 합니다.
개설 명의가 움직이면 플레이스부터 흔들립니다
공동개원은 형태가 한 가지가 아닙니다. 두 사람이 공동으로 개설 신고를 한 경우가 있고, 한 사람 명의로 개설하고 다른 사람이 동업자로 들어간 경우가 있습니다. 어느 쪽인지에 따라 한 사람이 나갈 때 밟아야 하는 절차와 서류가 달라집니다. 필요한 신고 항목과 처리 방식은 관할 보건소 안내에 따라 확인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여기서 원장님들이 놓치는 대목은, 개설 명의나 사업자등록이 바뀌면 그 뒤에 매달린 온라인 자산이 같이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사업자 정보를 바탕으로 관리되는 채널은 사업자가 바뀌는 상황에서 기존 등록 정보와 리뷰를 어떻게 다룰지가 플랫폼 정책에 걸립니다. 현재 기준으로는 운영사 안내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이고, 이 주제는 양도양수에서 플레이스와 리뷰가 어떻게 되는지 정리한 글에서 더 깊이 다뤘습니다.
그래서 계약서에는 "누가 가져간다"만 적으면 부족합니다. "이관이 기술적으로 되지 않는 경우 어떻게 한다"까지 적어야 합니다. 플레이스의 진료과목 표기처럼 병원이 직접 고치기 어려운 항목이 있다는 사실은 스마트플레이스에서 진료과목이 고쳐지지 않는 이유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못 바꾸는 칸이 있다는 걸 알고 쓰는 조항과 모르고 쓰는 조항은 다릅니다.
대표번호와 계정은 '명의자'를 적어야 합니다
동업이 깨질 때 가장 조용히, 가장 아프게 사라지는 것이 대표번호입니다. 수년간 간판과 블로그와 명함에 박아둔 번호가 나가는 원장님 개인 명의로 개설되어 있었던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도메인도 비슷합니다. 개원 때 대행사 직원이 자기 계정으로 사다 준 도메인이 몇 년 뒤 아무도 손댈 수 없는 상태로 남습니다.
계약서에 넣을 표는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개원 직후에 한 번 채워두고 해마다 한 번씩 보시면 됩니다.
| 자산 | 계약서에 적을 항목 | 안 적으면 생기는 일 |
|---|---|---|
| 병원 명칭과 로고 | 잔존 원장 귀속, 유사 명칭 사용 제한의 범위와 기간 | 양쪽이 비슷한 이름으로 영업해 환자가 섞인다 |
| 네이버 플레이스와 리뷰 | 계정 관리자, 이관 불가 시 처리 방법 | 리뷰 수천 개가 남의 계정에 묶인다 |
| 대표번호 | 명의자, 해지와 이전 책임자 | 번호가 끊기거나 나간 쪽으로 전화가 간다 |
| 도메인과 호스팅 | 등록자 명의, 결제 수단, 이전 협력 의무 | 갱신이 끊겨 홈페이지가 내려간다 |
| 블로그와 SNS 계정 | 아이디, 비밀번호 인수 절차, 게시물 삭제 금지 | 글 수백 편이 통째로 사라진다 |
| 상표 | 출원 명의, 탈퇴 시 이전 또는 포기 약정 | 상표권자가 아닌 쪽이 이름을 못 쓰게 된다 |
계정 항목에 "게시물 삭제 금지"를 넣으시라고 권합니다. 감정이 상한 상태에서 블로그를 비워버리는 일이 실제로 일어납니다. 그 글들이 어떻게 쌓인 자산인지는 병원 블로그 글이 읽히는 구조를 다룬 글을 보시면 아실 겁니다. 다시 못 만듭니다.
상표는 출원 명의가 거의 그대로 결론입니다
공동개원 계약서에서 가장 결론이 분명한 칸이 상표입니다. 누구 명의로 출원했는지가 나중에 거의 그대로 답이 됩니다. 두 원장님 공동 명의로 출원한 경우에는 공유 관계가 되어 처분이나 사용 허락에 다른 공유자의 뜻이 걸리는 구조가 됩니다. 구체적인 범위와 효과는 변리사에게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실무적으로 권하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상표는 의료기관 운영 주체와 맞는 명의로 출원하고, 계약서에는 탈퇴하는 쪽이 자기 지분을 잔존 원장에게 이전하거나 포기한다는 문장을 같이 넣습니다. 반대로 나가는 쪽이 그 이름을 이어받기로 합의했다면 그 방향으로 적으면 됩니다. 중요한 건 방향이 아니라 적혀 있느냐입니다.
심의필 명의와 나가는 원장의 재개원
광고 심의를 통과한 전단, 홈페이지 문구, 배너는 심의를 신청한 의료기관과 그 광고물에 붙는 결과입니다. 나가는 원장님이 새 병원에서 기존 심의 통과 광고물을 그대로 쓰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반대로 남는 쪽도 병원 명칭이나 개설자가 바뀌었다면 기존에 받아둔 심의 내용을 그대로 유지해도 되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유효기간과 변경 시 절차는 심의위원회 안내를 확인하세요. 심의 신청과 유효기간의 전체 흐름은 의료광고 심의 신청부터 유효기간까지 정리한 글에 있습니다.
재개원 문제는 두 조항으로 나눠 적습니다. 하나는 일정 기간 일정 범위에서 같은 진료과목으로 개원하지 않는다는 경업 제한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 병원 명칭과 혼동을 줄 만한 유사 명칭을 쓰지 않는다는 조항입니다. 다만 기간과 지역을 지나치게 넓게 잡으면 그 효력 자체가 다퉈질 수 있으니, 범위는 변호사와 함께 합리적인 선에서 잡으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환자 입장에서 두 병원이 구분되지 않으면 결국 양쪽 다 손해입니다.
브랜드를 외부 운영사와 나눠 쓰는 경우라면 선이 하나 더 생깁니다. 경영지원 계약에서 브랜드와 채널 소유권이 어디로 가는지는 MSO 계약에서 경영지원과 사무장병원을 가르는 선에서, 공통 브랜드를 쓰는 구조는 네트워크 병원 가입의 브랜드 공유 문제에서 보시면 오늘 글과 짝이 맞습니다.
정리
공동개원 계약서는 들어갈 돈과 나눌 돈은 잘 적고, 몇 년 뒤에 남을 이름과 채널은 잘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동업이 끝나는 날 실제로 싸우는 자리는 거의 후자입니다. 병원 명칭, 플레이스와 리뷰, 대표번호, 도메인, 블로그와 SNS 계정, 상표. 이 여섯 줄에 각각 "누구에게 귀속되는지"와 "이관이 안 될 때 어떻게 하는지"를 적어두면 그날 꺼낼 종이가 생깁니다.
오늘 하실 일은 간단합니다. 위 표를 그대로 옮겨 적고, 지금 각 항목의 명의자가 누구인지 한 칸씩 채워보세요. 대표번호와 도메인 두 줄만 채우다가 손이 멈추는 원장님이 많습니다. 그 멈춘 칸이 계약서에 들어갈 문장입니다. 개원 전이라면 계약서 서명 전에, 이미 동업 중이라면 사이가 좋은 지금 각서 한 장으로 붙여두시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 나중에는 같은 문장에 도장을 받기가 몇 배 어려워집니다.

